<맞불> 16호(2006-10-21
발행)
헤드라인 : 유엔 대북 제재 중단하라, 노무현 정부는 PSI와 경제 제재 모두 동참 말라
미국은 북한 핵실험 비난 자격 없다
핵무기 1만여 기 보유 …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 비준 거부
김하영
걸프전(1991년) 당시 미 공군 사령관이었던 찰스 호너는 10년 전에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미국에게 핵무기는 심각한 정치적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 때문에 우리는 북한에 이렇게 말하기가 곤란해진다. '당신들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니 끔찍한 사람들이다.'미국은 수천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말이다."
미국은 1만여 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그 가운데 7천6백50개의 핵탄두는 실전 배치돼 있다. 동북아시아를 겨냥한 잠수함 탑재 핵탄두만도 1천7백 기가 넘는다.
미국은 1천 회가 넘는 핵실험을 실시했고, 현재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거부하고 있다. 이런 미국 지배자들이 북한을 비난하는 것은 완전한 위선이다.
더구나 미국은 핵무기 감축은커녕 새로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고, 핵무기를 이용해 선제공격을 할 수 있다고 위협함으로써 핵무기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부시 정부는 2002년 1월 제출한 핵태세검토보고서에서 북한에 대한 핵 선제공격 방침을 밝혔고, 최근에는 이란에 대한 핵공격 계획을 논의했다. 미국 군장성들의 항명에 가까운 방해에 부딪히면서도 말이다. 이것은 명백히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이었다.
미국의 이중 잣대도 핵무기 확산을 부채질했다. 미국은 자신의 중동 경비견인 이스라엘의 막대한 비밀 핵무기를 문제 삼은 적이 없고, 지난 3월에는 인도에 대해 30년 동안의 민간 핵 기술 금수 조처를 해제했다. NPT 비가입국과 민간 핵 기술 협력을 맺는 것이 NPT 위반인데도 말이다. 잠재적 적국 중국에 맞서 인도를 미국의 동맹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였다.
미국은 "핵무장 해제를 위해 … 신의ㆍ성실의 자세로 협상을 꾀한다"는 1968년 NPT 조약 제6조의 의무를 지난 30년 동안 무시해 왔으면서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엄격한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 지미 카터가 한 마디로 요약했듯이, "미국은 NTP를 약화시킨 주범이다."
개번 맥코맥 호주 국립대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만약 북한에 '범죄 국가'라는 딱지를 붙인다면, "2003년 UN헌장에 반하여 전쟁을 벌였으며, 차세대 핵무기를 생산하겠다고 공언하는가 하면, 선제적으로 그리고 국제법과 무관하게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하는 … 나라에는 어떤 표현이 적용될 수 있는가."
일본의 호들갑은 핵무장 포석
일본의 호들갑도 위선이기는 마찬가지다. 일본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만도 총 43.1톤(2005년 기준)이나 되는데, 이는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플루토늄의 2천여 배에 이르는 양이다. 특히 일본은 내년부터 매년 4∼8톤에 이르는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로카쇼무라 핵 재처리 공장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일본은 그 동안 북한의 노동미사일과 대포동미사일도 문제 삼았는데, 이 분야에서도 일본은 북한보다 앞서 있다. 일본은 2003년 3월 북한의 노동미사일과 본질적으로 똑같은 로켓에 의해 첩보 위성을 쏘아올려 공중에서 북한 정찰 활동을 시작했다. 또, 우주에 쏘아올린 H2는 대륙간탄도탄미사일로 사용할 수 있는 로켓이다.
이처럼 무기 강국인 일본이 북한 핵실험에 히스테리를 부리는 것은 이를 계기로 핵무장을 하려는 포석이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베이루트 국제저항 회의
부시가 이라크에서 허우적거리는 동안 레바논 민중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맞서 거둔 승리는 중동 전체의 민중뿐 아니라 전 세계의 반전 세력에 커다란 자신감과 영감을 주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전쟁에서 패배한 직후인 지난 8월 19일 카이로 국제반전회의 조직위원회는 긴급회의에서 레바논인들과 연대하기 위한 베이루트 국제저항회의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집트의 반전 운동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가 이 결정을 지지했다.
얼마 전에는 헤즈볼라ㆍ레바논공산당ㆍ국민연합트리뷴ㆍ레바논민중운동ㆍ사미둔 등 레바논 현지의 주요 사회단체들이 준비위원회를 꾸리고 국제적인 참가를 호소하고 있다.
이 회의에는 세계 곳곳의 반전 운동 세력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반전 활동가들, 사회주의자들, 아랍 민족주의자들, 이슬람주의자들이 모두 한데 모여 미국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기 위한 전략을 토론할 것이다.
'다함께'는 이 회의에 참가해 레바논 민중의 반제국주의 투쟁에 지지를 보내고 전 세계의 활동가들과 함께 국제 반전 운동의 미래를 토론할 계획이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볼리비아의 자원 국유화를 둘러싼 투쟁
마이크 곤살레스
지난 몇 년 동안 볼리비아 광부들은 국가와 전투를 치르며 많은 동료들을 잃었다. 쟁점은 항상 똑같았다. 볼리비아의 광물 자원을 공공 소유로 할 것인지 말 것인지였다.
최근에 비극적 사태가 일어났다. 10월 초에 우아누니 광산 주변에서 광부들이 옛 광부 출신들과 충돌해 광부 16명이 죽었다. 국가 권력은 이 사태를 수수방관하며 아무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
1952년 볼리비아 혁명으로 주석 광산이 국유화됐지만, 가장 수익성 높은 광석[주석]은 그 뒤로도 오랫동안 3대 자본주의 기업들 ― 수십 년 동안 광산을 개발해 온 ― 이 가져갔다.
볼리비아의 주석은 여전히 부(富)의 중요한 원천이지만, 주석 산업은 쇠퇴하고 있다. 가장 크고 매장량이 가장 많은 우아누니 광산을 제외한 대다수 광산들은 1987년까지 폐쇄됐다. 일자리를 잃은 광부들은 코차밤바 근방으로 가서 코카 재배농이 되거나 수도 라파스 위의 도시 엘알토로 가서 정착했다.
광산 지대에 눌러앉은 사람들은 협동조합들을 결성해서 광산 지표면 주변의 주석을 긁어모았다. 그들은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끔찍한 조건에서 일을 했다.
1990년대에 볼리비아의 신자유주의 정부들은 사실상의 광산 사유화를 은밀하게 추진했다. 2000년에 볼리비아 정부는 영국 기업 ADM(Allied Deals Minera)과 계약을 맺었다. 볼리비아 국가가 소유한 우아누니 광산의 주식 지분을 넘겨받는 대가로 ADM은 1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그래서 공사(公私) 합작기업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ADM은 그 지분을 유령회사인 RBG에 매각했고, RBG는 2002년에 부도가 났다. 자연히, ADM이 약속한 투자는 실현되지 않았다. 4년 뒤 법원은 파산한 RBG의 청산인으로 그랜트손톤[다국적 회계법인]을 선임하고 그 지분의 공개 매각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미 4년 전에 우아누니의 광부 노조는 민간 투자자들이 디폴트[채무 이행 불능] 상태이므로 기업 전체가 다시 국영 광산회사인 코미볼에 귀속돼야 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 점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인근 포코소니 산에서 풍부한 광물 자원이 새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비록 협동조합원들의 다수가 광부 출신이었지만, 그들은 더는 광부노조 조합원이 아니었고 광부들의 역사적 원칙 ― 볼리비아의 부는 국민 전체의 소유여야 한다는 ― 에 충실하지도 않았다.
협동조합들이 대부분 소규모 영세 가족 기업일 뿐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더 크고 더 강력한 협동조합들도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협동조합들이 민간 기업들이라는 것, 그리고 국내외의 거대 기업들이 이 협동조합들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청산인이 매각을 발표하자, 협동조합원들이 광산으로 달려가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개인적 권리를 요구하며 광산의 일부 시설들을 탈취하려 했다. 피케팅을 하는 광부들이 그들을 막아섰다. 이 광부들은 광산이 국유기업인 코미볼 소유라고 주장하며 그 어떤 명목을 내세우든 사유화에 저항할 것임이 분명했다.
뒤따른 충돌 과정에서 16명이 죽고 60여 명이 부상당했다. 경찰은 피켓라인 멀리서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의 아이러니는 볼리비아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자신이 광부 집안 출신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모랄레스 정부의 광산부 장관 월터 비야로엘은 전국협동조합기구의 의장이었고, 이런 비극이 벌어지는 것을 분명히 수수방관했다. 결국 비야로엘은 해임됐고 새 장관이 임명됐다.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인은 영국 청산인이 4년 전 채무 이행 불능 상태에 빠진 회사의 소유가 아닌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조처였다. 그랜트손톤 영국 지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볼리비아연대운동(Bolivia Solidarity Campaign)의 요구처럼, 그랜트손톤은 지분 매각 계획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
더 장기적으로는, 누가 볼리비아의 자원, 특히 광산ㆍ석유ㆍ천연가스를 소유하느냐가 쟁점이다. 에보 모랄레스는 이런 자원들이 모두 볼리비아 국민의 소유가 될 것이라고 약속하며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그리고 이것은 역대 볼리비아 정부들이 줄기차게 추진한 사유화를 확실하고 분명하게 뒤집는다는 것을 뜻했다. 소규모 민간 협동조합들이 관련돼 있다 보니 이것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협동조합들 뒤에는 거대 다국적기업들이 있고, 그들은 이미 잇달아 모랄레스 정부와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오늘날 볼리비아의 천연가스와 석유는 부의 원천으로서 훨씬 더 큰 잠재력이 있다. 그러나 우아누니에서 벌어진 전투를 보면, 광산 국유화라는 상징이 광부들이 혁명을 주도한 1952년과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동덕여대 투쟁 1라운드 승리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총장실 점거에 들어간 지 1백36일(10월 9일 현재) 만에 드디어 총장 손봉호를 해임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학생들과 교수노조, 직원노조가 부당한 탄압에 맞서 끈질기게 싸운 결과였다.
지난 2003년 70일 간의 수업거부 투쟁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민주이사 3인, 관선이사 3인, 재단측 이사 3인으로 이루어져 있어 1년 내내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이런 틈을 이용해 학교 당국은 등록금을 인상하고 총학생회를 부정선거로 몰아 탄압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투쟁과 교직원노조, 교수노조의 공동투쟁이 끈질기게 계속되자 이사회도 지켜보기만 할 명분이 사라졌고 결국 총장 해임안이 가결됐다. 동시에, 총장을 비호하던 이사장 박상기도 사퇴할 수밖에 없었다. 등록금 인상률도 6~7.5퍼센트에서 2.5퍼센트 내외로 조정됐다. 통쾌한 승리를 거둔 것이다.
투쟁의 1라운드에서 승리한 총학생회는 총장실 점거를 해제했다. 물론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남아 있다. 특히 징계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총장 손봉호는 법정투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했고 이사장 박상기도 사퇴를 번복했다. 게다가 교수들의 학생 폭행 사건을 조사하던 검찰이 엉뚱하게 '총학생회 부정선거 추정'을 조사 결과의 일부로 발표했고, 손봉호 측은 이를 이용해 총학생회를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처럼 학생ㆍ교수ㆍ교직원이 힘을 합해 싸운다면 2003년 민주화 투쟁의 성과를 기억하고 있는 동덕여대생들은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이라크 - 65만 5천 명이 사망하다
김용민
최근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점령에 따른 사망자 수에 대한 새로운 보고서가 발표됐다.
영국의 저명한 의학전문지 ≪랜싯≫ 최근 호에 실린 이 보고서는 2003년 3월 미국의 이라크 침략 이후 무려 65만 5천 명의 이라크인들(이라크인 40명 중 1명 꼴)이 "추가로" 사망했다고 밝혔다.(최대 추정치는 79만 4천 명이다.)
이 수치는 최근 이라크 정부가 발표한 수치(4만 4천~4만 9천 명)보다 12배 이상 많고 2005년 12월 부시가 언급한 "3만 명"의 약 22배나 된다.
보고서는 사망자의 31퍼센트(18만 6천 명)가 미군과 "연합군"의 직접적 폭력에 의해 사망했다고 밝히고 있다. 60만 1천 명이 폭력으로 사망했고, 5만 4천 명이 질병과 사회기반시설의 파괴 때문에 사망했다. 사망 원인이 된 폭력은 대개 '총격, 연합군의 공습, 차량 폭탄'등인데, 이런 종류의 폭력은 미군 점령 이전까지 이라크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다.
보고서가 발표되자마자 부시는 "신뢰성"을 문제 삼으며 불쾌해 했다. 그러나 이 연구 결과는 기존에 발표된 조사들보다 광범하고 정확한 표본 조사(이라크 현지 의사들이 참가했고 팔루자 등 기존에 조사하지 못한 지역이 포함됐다)를 통해 나온 것이다.
그래서 <파이낸셜타임스>조차 "이번에 발표된 사망자 조사는 근래 어떤 연구보다도 종합적인 방법으로 진행됐다"고 썼다.
고작 3년 반 남짓한 기간에 미국은 자신이 전복한 독재 정부보다 갑절이나 더 많은 ― '휴먼라이츠워치'는 후세인 정권 24년 동안 25만~29만 명 가량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 민간인을 살해했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구조조정에 맞선 KBS 노조 투쟁
최영준
지난 7월 KBS 정규직 노조는 정연주 사장 연임 반대, 민주적 사장추천위원회 구성, 임금 10.5퍼센트 인상, 한미FTA 반대 등의 요구를 내놓고 조합원 79퍼센트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했다.
KBS 노동자들이 공영방송 사유화를 추진해 온 정연주 사장과 한미FTA 반대를 내걸고 파업을 결의한 것은 정당하다.
정연주는 지난 3년 동안 공익성 방송분야를 폐지ㆍ축소하고, 교향악단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문화채널 등을 아웃소싱했다. 간접광고와 중간광고 도입을 시도하고 지역국 구조조정과 팀제 개편을 통해 정리해고에 앞장서기도 했다.
정연주는 "파업에 참가한 방송 진행자는 향후 동일 프로그램 진행에 투입할 수 없다"고 협박하고, 청원경찰을 동원해 한미FTA 반대 대형 배너를 무단으로 철거했다.
이에 KBS 정규직 노조는 9월 동안 단식농성, 송전탑 시위 등을 하며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급기야 9월 27일 전면파업을 선언하자, KBS 이사회는 노조의 요구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며 한발 후퇴했고 파업은 일단 유보됐다.
만약 KBS 정규직 노조가 승리한다면 현재 교섭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는 KBS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작년에 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에 연대하는 모범을 보여 주었다.
한편, 한나라당은 정략적 입장에서 정연주 연임 저지 투쟁을 선언하고, '편파방송저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대정부 투쟁을 하겠다며 술수를 부리고 있다.
올바르게도, KBS 정규직 노조는 성명을 통해 "공공부문 민영화에 앞장서 외쳐왔던 한나라당의 KBS 사장 연임 반대 입장과 함께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경성대 학생들, 부패한 우파 총학생회장을 사퇴시키다
경성대 총학생회장 송완준은 선거 기간에 한 이벤트 업체로부터 선거 자금 70만 원을 받았다. 학내 설문조사 결과, 총학생회장이 자진 사퇴하거나 탄핵을 당해야 한다는 여론이 90퍼센트에 가까웠다.
그러나 총학생회장은 사퇴하기는커녕 비리 사실을 보도한 학내 언론사 기자에게 학교 명예 실추 책임을 뒤집어 씌우려 했고, 비리를 폭로하는 대자보를 떼어버렸다.
분노한 학생들이 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서명 운동을 벌이고, 총학생회장이 저지른 잘못들이 계속 폭로되고 나서야 총학생회장은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그 후에도 총학생회장은 언론사 기자와 대책위원회 대표를 협박하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총학생회는 전학대회 당일까지도 시간조차 제대로 공고하지 않는 등 전학대회를 소집하는 데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많은 대의원들이 참석해 전학대회는 결국 성사됐고, 총학생회장은 이 자리에서 모든 업무를 부총학생회장에게 넘기고 사퇴했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맞불>창간을 축하합니다!
‘다함께’의 주간지 <맞불>창간을 축하드립니다. KTX 투쟁이 시작된 3월부터 함께 해 왔던 ‘다함께’ 동지들에게 이 기회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너무나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이 땅의 현실 속에서 동지들의 투쟁은 소금과 같습니다. 앞으로 더욱 성장하고 발전하는 ‘다함께’가 되기를 바랍니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무슬림을 속죄양 삼는 유럽 지배자들
김용욱
최근 <뉴욕 타임스>는 "유럽이 무슬림 소수자 문제에 관한 보이지 않는 선을 넘는 듯하다"고 보도했다. 갈수록 많은 주류 정치인들이 "이슬람과 유럽적 가치가 공존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최근 예로 벨기에와 오스트리아에서 무슬림 이주자들을 공격하는 극우 정당들의 득표율이 높아진 것을 들고 있다.
사실, 유럽에서 이슬람에 대한 공격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무슬림 이주자들은 계속 차별받아 왔다. 그러나 2001년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차별의 강도와 수준이 대폭 높아졌다. 특히 올해는 유럽에서 이슬람 마녀사냥이 횡행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무슬림들은 올 2월에 덴마크의 인종차별 만평에 분노를 나타냈다는 이유로 비난받았다. 9월에는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이슬람을 공격했다. 그리고 현재 유럽 주요 국가들은 모두 '이슬람 테러리즘', '이슬람 극단주의', '이슬람 전체주의'를 들먹이며 무슬림들을 문제 삼고 있다.
유럽 지배자들은 무슬림 자신들이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진실은 지배자들이 자신의 의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무슬림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언론의 초점이 되고 있는 영국 노동당 정부의 무슬림 공격 사례가 이것을 명확히 보여 준다.
베일
노동당 정부의 전 외무부 장관 잭 스트로는 무슬림 여성의 베일이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어 진정한 대화를 가로막고, 그 때문에 무슬림들이 사회적으로 분리되고 있으므로 무슬림 여성들은 베일을 벗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목적은 영국의 무슬림들을 소위 '영국인다운 삶'에 맞추기를 거부하는 "분리주의적"소수자로 그리면서, 자신이야말로 진정으로 무슬림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는 사람이라고 내세우려는 것이다.
그러나 영국의 여러 인종들은 거주지별로 분리되기는커녕, 오히려 갈수록 서로 섞이고 있다. 맨체스터대학교의 루디 심슨 박사는 2001년 인구조사를 토대로 "인종적으로) 혼합된 거주지의 수는 1991~2001년의 10년 동안 9백64개에서 1천74개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또, 전쟁저지연합의 린지 저먼은 영국의 혁명적 반자본주의 주간지인 <소셜리스트 워커>에 이렇게 말했다.
"저들은 여성의 권리를 들먹이며 그런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정말로 진지하게 여성해방을 추구하려면 여성들이 언제 무엇을 입는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재앙에 빠진 전쟁을 감추기 위해 무슬림을 공격하는 정치인들이 여성해방을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을 거부해야 한다."
사실, 무슬림 여성에 대한 잭 스트로의 비난은 대화를 하려는 순수한 시도가 아니다. 그는 '테러와의 전쟁'이 이슬람 혐오를 악화시킨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런 말을 한 것이다.
지난 8월 토니 블레어는 이슬람을 ‘전체주의’와 연관지으며 "서구의 가치가 그들을 물리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노동당 장관들의 추가 공격을 고무했다.
따라서 무슬림 여성들의 베일이 아니라 이런 사회 분위기가 인종차별 공격을 고무하고 있다.
노동당 장관들은 '분리주의적'무슬림이라는 신화를 이용해 자신들의 전쟁을 '급진 이슬람'을 몰아내기 위한 시도로 정당화하려 한다.
런던 동부 소재 타워 햄릿츠의 리스펙트 소속 지방의회 의원인 라니아 칸은 <소셜리스트 워커>에 이렇게 말했다.
"노동당은 전쟁에 관한 논쟁에서 패배했다. 그들은 다른 좌파와의 논쟁에서 패배했다. 그래서 그들은 이슬람 혐오와 테러리즘에 대한 공포심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우파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다. 이것이 인종차별이 증가한 이유다."
인종차별
실제로 그들의 발언 이후 인종차별 폭력이 늘었다. 스트로의 주장 이후 폴커크의 이슬람센터가 방화됐고, 프레스톤의 한 모스크에 주차된 자동차가 벽돌과 콘크리트 덩어리에 맞아 파손됐다. 한 10대 무슬림은 칼에 찔리기도 했다. 리버풀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어떤 남성이 인종차별 발언을 하며 한 무슬림 여성의 베일을 강제로 벗겼다.
우익들도 이에 질세라 무슬림을 공격하고 나섰다. 보수당 당수 데이빗 캐머런은 보수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무슬림 게토를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그 날 밤에 윈저의 무슬림들은 화염병 공격을 받았다.
이것은 명백히 심각한 상황이며, 무슬림을 잠재적 또는 현재의 적으로 묘사하는 경향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노동당의 제국주의적 아프가니스탄ㆍ이라크 전쟁이 재앙에 빠지자, 노동당 정부는 국내에서 '적'을 찾고 있다. 그러나 영국 반전 운동이 보여 줬듯이, 무슬림과 비무슬림은 토니 블레어와 잭 스트로에 맞서 서로 단결할 수 있다. 인종차별 공격에 맞서 무슬림과 연대를 확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유엔 대북 제재 중단하라
노무현 정부는 PSI와 경제 제재 모두 동참 말라
김하영
유엔 안보리는 지난 14일 대북 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우리의 예상대로 군사 제재는 포함시키지 못했다. 가장 큰 요인은 부시 정부가 북한으로 전선을 확대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이매뉴얼 월러스틴 예일대 석좌교수는 다음과 같이 정곡을 찔렀다. "미국은 거대한 규모의 군사적ㆍ정치적ㆍ심리적 문제를 이라크에서 갖고 있다. 이것이 현재 미국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현실적으로도 미국은 이라크 이외의 지역에 개입하거나 분쟁을 만들 만한 정치적ㆍ군사적 에너지를 갖고 있지 않다. 미국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의 '언어적 실행'외에는 한반도에 대해 실질적인 행동을 취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콜린 파월 전기가 출판되자 "미국의 목표는 북한 정권의 붕괴이지 김정일 정권과의 대화가 아니다"는 럼스펠드의 말이 북한 핵실험에 대한 부시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네오콘의 대북 강경 입장은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주목할 만한 것은 럼스펠드를 비롯한 부시 일당이 지난 몇 년 동안 원하는 것을 전혀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부시는 이번 대북 제재 결의안에 대해 "세계가 단합해 북한의 핵무기에 반대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성과를 과시하려 했다. 하지만 결의안은 중국과 러시아 등 6자회담 당사국들이 북한 핵무기를 반대하는 데까지만 일치할 뿐, 대응 방안에서는 미국과 의견이 다름을 보여줬다.
또한, 이번 결의안은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있지도 않은 나라를 조작된 정보를 근거로 침공했던 부시 정부가 대량살상무기가 있다고 선언하고 심지어 핵실험을 실행한 나라에 대해서는 군사 제재를 하지 못하는 모순과 무능력을 드러냈을 뿐이다.
1백만 살상 전력 지닌 유엔 경제 제재
유엔 안보리는 군사 제재는 포함시키지 못했지만 북한의 목을 조르는 혹독한 경제 제재 조치들을 담고 있다. 경제 제재는, 그렇잖아도 주민의 삶보다 무기 개발을 우선하는 체제 아래서 고통받아 온 북한 주민들을 괴롭힐 뿐이다.
유엔은 13년 동안의 경제 제재로 1백만 명이 넘는 이라크인을 죽인 전력이 있다. 이 가운데 50만 명이 어린이였다.
이런 비난을 의식한 듯 대북 제재 결의안은 "사치품"을 금지 품목에 끼워넣어, 경제 제재가 북한의 지배층을 겨냥한다는 인상을 풍기려 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 개발에 기여할 개연성이 있는 모든 물자와 장비, 상품과 기술의 북한 유입 금지"라는 조항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 김연철 고려대 교수가 지적하듯이, "통상적으로 이중용도 제품의 용도 판정에는 자의성이 개입할 여지가 높다." 예컨대 쌀이 군량미로 쓰일 수 있다는 시비는 쌀 지원이 시작된 이래 10여 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 석유는 미사일을 끄는 트레일러 등 군수장비에 얼마든지 쓰일 수 있다. 이밖에도, 실생활에 꼭 필요한 기계류, 전기ㆍ전자 제품, 화학제품 등이 이중용도로 규정될 수 있다.
핵실험 뒤에 한나라당은 "북에 준 모래 값이 군부로 흘러갔다"고 비난했는데, 현금이 유입되면 북한 당국이 이를 대량살상무기 제조에 사용할 수 있다는 논리는 모든 경제 교역에 적용될 수 있다. 실제로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은 핵ㆍ미사일 관련 물품과 함께 돈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경제 제재는 북한 주민만 괴롭힐 뿐
경제 제재의 효과는 어느 정도 중국 정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중국 정부는 북한에서 대혼란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너무 심한 제재는 피할 듯하지만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중국 정부는 경제 제재에 따른 대량 탈북 사태에 대비해 압록강변에 철조망을 설치했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2003년 초에도 북한에 베이징 3자회담 참가 압력을 넣기 위해 원유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북한에 공급되는 석유의 1백 퍼센트가 중국에서 오는데도 말이다. 1994년에는 핵사찰을 받으라며 북중간 세관 가운데 가장 중요한 단둥해관을 폐쇄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북중 무역의 증가는 북한 경제성장률을 매년 약 3.5퍼센트 상승시켰다(이영훈, '북중교역의 현황과 북한경제에 미치는 영향'). 북중 교역의 축소는 북한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해외원조와 수입량을 감안하더라도 북한에 연간 42만 톤 가량의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경제 제재까지 겹치면 식량부족과 생필품 물가 인상으로 평범한 북한 주민의 삶은 더 피폐해질 것이다.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은 8조 f항에 선박 검색도 포함하고 있는데, 북한 선박 검색이 본격 추진되면 '우발적 무력 충돌'이 일어날 위험이 있다. 북한은 대북 제재를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했다.
유엔 대북 제재는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대북 제재는 기껏해야 북미간 적대적 공생 효과, 즉 북한 내부 결속과 선군정치 강화만을 가져올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친제국주의 노무현과 열우당
노무현 정부는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을 "환영하고 지지"하며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그런데 청와대는 더 이행할 게 없다는 기막힌 고민에 빠졌다. 노무현 정부의 대북 제재 수준이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터라 유엔 결의안에 담긴 수준은 이미 다 이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는 쌀과 비료와 시멘트 등 인도적 지원마저 중단하고 있는데, 이것은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노무현 정부는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참여 여부를 "유엔 결의안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하더니, 유엔 결의안에 선박 검색 관련 유보조항이 달리고 중국 정부는 이미 불참 입장을 밝혔는데도 눈치만 보고 있다.
노무현은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면서도 "강력한 제재 압력이라는 강경한 대응"도 "포기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며 두 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 마당에 포용정책을 계속 주장하기도 어렵다"고 했다가 바로 다음 날 "포용정책이 핵실험을 불렀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자신과 대화하는 다중인격처럼 느껴질 지경이다.
김근태ㆍ천정배ㆍ정동영 등은 노무현과의 차별화로 주목받으려 애쓰며 PSI 확대 참가 반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노무현보다 정도는 덜해도 일관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천정배는 "핵개발과 직간접 관련 있는 물자의 교역 금지"를 지지하고 있고, 정동영은 대북 제재를 지지하면서 "협상을 위한 제재"라는 의미를 부여할 뿐이다. 김근태는 "무력 충돌을 배제한 대북 제재"에 지지의 뜻을 밝혀 '여의도의 햄릿'을 벗어난 게 아님을 확인했다.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PSI는 물론 경제 제재도 동참하지 말아야 하며, 인도적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북 핵실험을 구실로 이란 공격 위한 압력을 높이는 부시 정부
김하영
북한 핵실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부시는 북핵 '보유'에서 '이전'으로 관심이 이동했음(이른바 '레드라인')을 내비쳤다.
부시 정부는 2003년에 분명히 "북핵을 용인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3년 반 뒤에 "핵무기와 핵물질의 이전은 미국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 후퇴는 부시 정부의 곤혹스러운 처지를 반영한 것이다.
또한, '레드라인'정치적으로 꼭 지켜야 할 안전 한계) 변경은 북한 핵무기를 이전받을 수 있는 대상국 가운데 하나인 이란을 겨냥한 것이다. 지금 이란을 손보지 않으면 핵무기를 이전받아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쟁광들은 북한 핵실험을 이란 공격을 위한 압력 증대 구실로 사용하고 있다.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 댄 질러맨은 북한 핵실험 직후 이렇게 말했다. "지금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이 이제 곧 이란에서 일어날 것이다. 그렇게 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
미국이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을 서둘러 채택한 것도 이란과 관련이 있다. 유엔 본부의 한 관계자는 "다음 주[16일에 시작하는 주]부터 이란 핵 개발 문제를 놓고 안보리가 본격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상임이사국 간 분열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부시 일당이 떠들썩하게 내뱉는 거친 말들과는 달리, 미국은 지금까지처럼 북한에 대해 별 뾰족한 대책을 시도하지 못할 수 있음을 뜻한다. 호주 출신의 한반도 핵 전문가인 피터 헤이즈에 따르면 "미국에게는 북한 핵문제보다 훨씬 중요한 다른 관심사가 있[다.]" 현재 부시 정부의 훨씬 중요한 다른 관심사는 미국의 세계 제패 전략의 초점인 중동이다.
사실, 중동의 중요성은 부시 정부 동안 새롭게 부상한 것이 아니다. 2000년 클린턴 방북 계획이 무산된 것도 그 중요성이 중동 협상에 밀렸기 때문이다. 전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 웬디 셔먼은 안문석(≪북한이 필요한 미국 미국이 필요한 한국≫의 저자)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중동 협상이 한창 진행중이었기 때문에 대통령은 평양에 가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을 의도적으로 무시해 온 게 아니라 여력이 없어 다루지 못해 온 것이고, 앞으로도 당분간 그럴 수 있다. "의도적 무시 전략"이라고 다소 도도한 이미지로 포장된 부시의 대북 정책은 <뉴욕타임스>의 지적대로 "임시변통" 또는 "무대책"이라고 하는 편이 차라리 정확할 것이다.
이것은 미국이 중동에서 벌이(려)는 전쟁에 반대하는 운동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한반도에 사는 한 한반도 문제를 우선에 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라크 전쟁이 눈앞에 있던 2003년 초에조차 들었던 말이다.
하지만 미국 제국주의는 세계를 대상으로 투쟁하며 미국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고자 한다면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 부시가 지금 주력하는 곳에서 벌어지는 투쟁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미국 제국주의가 거기서 패배한다면 북한을 압박할 힘은 더 약해질 것이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핵실험은 햇볕정책 탓?
노무현 대북 정책의 진정한 문제를 진단한다
김하영
우익들은 핵실험이 대북 포용 정책 탓이라고 비난한다. 하지만 세계 유력 일간지 몇 개만 읽어봐도 이런 주장에 손을 들어주는 기사는 거의 없다.
영국의 보수적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도 "북한 핵실험은 부시팀이 선호했던 강경한 접근 태도가 실패했다는 징표로 널리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분석했듯이, 북한 핵실험은 압박 정책의 산물이다.
노무현 대북 정책의 문제는 "무조건 양보"하고 퍼준 데 있지 않다. 그는 차라리 상호주의에 가깝게 행동해 왔다.
노무현 대북 정책의 진정한 문제는 '미국에 협조함으로써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발언력을 높이고 미국의 유연성을 이끌어내겠다'는 그의 기본 구상에 있다. 그는 남북 관계 개선도 핵문제 해결 뒤로 미뤄버렸다.
노무현은 이런 논리로 이라크에 파병했고 부시의 전쟁 동맹이 됐다. 하지만 지난 3년 반 동안 이 구상은 한번도 작동한 적이 없으며 이번 북한 핵실험을 통해 완전한 파산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전쟁에 협력하고 국방을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평화와 번영"을 이룰 수 없다. 노무현 정부는 지금 당장 자이툰을 철수시키고, 군비 증강과 개입을 중단해야 한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북한 핵무기, 어떻게 봐야 할까?
김하영
마르크스주의자는 북핵을 포함한 모든 핵무기를 반대한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은 미국의 제국주의적ㆍ군국주의적 대북 압박의 산물이다.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이루려면 이것이 중단돼야 한다.
북한 핵실험에 대한 입장은 북한 핵 반대와 미국 책임론의 비율을 어떤 균형으로 제기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관련 있다. 만약 지금의 정치 상황에서 북핵 반대를 전제로 내세우거나 북한과 미국을 공평무사하게 비난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다.
예컨대 진보정치연구소 '희망설계본부'는 "핵실험을 통해 북한[이] 판을 바꿔버렸다"며 "이제 남는 문제는 북한의 핵을 해체시키고 북한의 추가적 행동을 막는 일이다" 하고 주장했다. 외교가에서 CIA 요원이라는 소문이 돌 정도로 친미 성향인 "반기문의 역할"을 논하는 것도 그렇고, 명의를 눈여겨보지 않으면 어느 당 연구소인지 알기 어려운 진술이다.
또, 지난 13일 민주노동당 중앙당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최백순 '전진'기관지 편집위원은 "현재 핵실험을 실시한 것은 북한이기 때문에 문제의 본질은 북핵"이라며, 압도적 비율로 미국을 비난하는 '다함께'입장이 결국 북핵에 면죄부를 준다고 주장했다.
2001년 9월 11일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쌍둥이 빌딩이 무너졌을 때 문제의 본질은 테러리즘이었는가? 9ㆍ11 직후 국제 반전 운동은 '테러 반대'와 '전쟁 반대'하는 식의 양비론에 빠지지 않고 사태의 핵심 ― 테러를 빌미로 한 미국의 전쟁 몰이 ― 을 정확하게 간파했기 때문에 강력한 반전 운동을 건설할 수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진보진영은 좌파민족주의 세력의 핵심 부분이 북한 사회를 어떻게 생각하든 관계 없이 그들과 함께 힘을 모아 미국의 패권 추구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북한 추종자로 오해받을 것을 우려해서, 또는 진보진영 내 핵 억지력 주장을 비판하려다 핵심에서 빗나가서는 안 된다.
핵 억지력?
물론 진보진영 내에는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무비판적인 견해가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 전쟁 억지력을 갖게 됐다는 주장이 그런 경우다. 이는 "[북한 핵무기가]조선반도와 주변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는 북한 당국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 전쟁 억지력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국은 핵 1만여 기 가운데 7천6백50개를 실전 배치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최대 6∼7기를 가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것도 아직 낮은 기술 수준에 의한 것이다. 핵탄두 소형화 기술과 미국 본토에 닿을 수 있는 미사일 개발 여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핵 공포의 균형"라는 지극히 냉전적인 용어가 지닌 정치적 문제점은 제쳐두고라도, 이런 비대칭적인 균형을 두고 "핵 공포의 균형"이라고 얘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최근 북한의 핵기술에 관한 보도를 보면 종종 과장을 발견하게 된다. <한겨레>는 "[19]89년 5월 김책공대의 연구진이 발표한 '실내온도하 핵융합 반응의 실현'이란 수준급 논문은 세계 물리학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10월 14일치).
그러나 최무영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에 따르면, "상온 핵융합"(물리학 용어)은 아직까지 물리학에서 가능한 것으로 입증되지 못했다. 1990년대 후반에 미국 유타대학 화학자 2명이 "상온 핵융합" 논문을 발표했으나 1년 뒤 사실이 아님이 밝혀져 대학에서 쫓겨났다.
또, 전쟁 억지력 확보를 주장하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한반도 전쟁 위기를 얘기하는 것은 모순이다. 박경순 한국진보운동연구소 상임연구원의 주장처럼 미국의 제재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충돌이 일어난다 해도 이것 역시 악순환이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 줄 뿐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한반도와 주변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는커녕 더한층의 불안정과 긴장을 부를 것이다. 북한 핵실험이 일본ㆍ남한ㆍ대만ㆍ호주 등의 핵무장을 자극해 군사 경쟁을 가속화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차베스
이런 지적에 대해 민경우 한미FTA범국본 정책기획팀장은 "객관적인 사태 분석의 결과라기보다는 핵을 협상 카드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그렇게 예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본과 남한 등이 핵무장을 하기 전에 "북미 협상이 재개"되거나, "북미 타협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미국이 일본, 한국, 대만의 핵무장을 저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진보정치 294호>).
물론 미국은 일본과 한국의 핵무장을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부시가 북한의 핵실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 대한 전쟁 억지와 안전보장"을 특별히 언급한 것은 핵무장 확산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 어떤 점에서 미국은 북한의 핵 능력 자체보다 이런 효과 ― 동맹국들의 핵무장 ― 를 더 우려한다.
하지만 핵확산금지 체제의 위신이 실추한 마당에 미국이 동맹국들을 잘 관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월러스틴이 지적하듯이 "미국 헤게모니는 쇠락"하고 있고, 이 점은 동북아의 불안정을 부추기는 요소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핵실험이 (없었던 때와 비교해) 주변국의 핵무장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명백하다.
북한 관료의 처지에서는 핵무장이 미국의 압박에 맞서는 "불가피한" 수단일는지 모르지만,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노동자ㆍ민중운동의 처지에서는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없다. 핵 억지력이 대안이라면 노동자ㆍ민중운동은 할 일도 없고 가치도 없게 된다.
스탈린이 서방 지배계급에게 압력을 넣기 위해 사용했던 위협 무기 중 하나인 서방 공산당들의 가치는 1949년 소련이 핵폭탄 실험을 완료하고, 1953년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한 뒤 추락했다. 코민포름이 이용가치가 없어져 1953년에 기능을 멈춘 것은 이와 관계 있다.
핵무기는 무엇보다 세계 민중의 연대에 부정적 영향만을 미칠 뿐이다.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차베스가 세계 민중의 지지를 받는 까닭은 핵무기 때문이 아니다. 미국 정부와 국내 우익의 압박 속에서도 차베스가 개혁을 제공하고 반제국주의 운동을 고무하기 때문이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팔레스타인의 위기는 이스라엘의 점령과 봉쇄 강화 때문이다
김용민
팔레스타인의 양대 정치 세력인 하마스와 파타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그 원인은 바로 이스라엘의 점령과 봉쇄 강화이다.
지난 6월 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대원들의 이스라엘 병사 체포를 빌미 삼아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 공세를 새로 시작했다. 그 뒤 석 달 동안 52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2백70여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살해됐고 1천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스라엘군이 발전소를 파괴한 탓에 1백40만 명의 가자지구 주민들은 하루 몇 시간밖에 전기를 사용할 수 없고, 하수 체계마저 완전히 붕괴돼 전염병 창궐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은 6월 이전부터 실시돼 온 혹독한 경제제재다. 올해 초 이슬람주의 저항운동단체인 하마스의 총선 승리 이후 이스라엘과 미국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제공해야 할 최소 1억 달러 가량의 원조를 취소했다. 심지어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돌아가야 할 조세 수입까지 가로챘다. 이것은 팔레스타인인들의 하마스 지지에 대한 이스라엘과 서방 강대국들의 야비한 보복 조치였다.
경제제재 때문에 가뜩이나 높았던 실업률이 더욱 치솟았고 영양실조에 걸린 아이들이 급증했다. 팔레스타인 노동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 그리고 현재 팔레스타인 지역의 거의 유일한 경제 활동 집단이라 할 수 있는 ― 공무원들조차 6개월이 넘도록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마스와 파타 사이의 갈등은 바로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고조된 것이다. 지난 1일 두 세력 간의 총격전으로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충돌은 새로운 국면에 이르렀다.
서방 정부와 주류 언론들은 이러한 위기 고조의 책임이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경찰과 공무원들의 시위를 해산하려 한 하마스 무장대원들에게 있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게 돌아가야 할 정당한 원조와 조세 수입의 양도를 거부함으로써 하마스 정부를 위기로 내몬 것은 다름 아닌 이스라엘과 서방 열강들이다.
팔레스타인 문제 전문가인 홍미정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서방의 봉쇄와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에 아무런 자금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러한 재정에 대한 통제권은 현재 팔레스타인 보안경찰과 공무원들의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파타 소속의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에게 있다. 압바스는 이 자금을 틀어쥔 채 하마스 정부 압박에 이용하고 있다."
경제 상황 악화와 임금체불의 책임을 하마스 정부에 떠넘긴 채 하마스의 양보, 즉 이스라엘에 대한 굴복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충돌
지난 6월 말 재개된 이스라엘의 공세와 봉쇄 이후 그 동안 파타는 서방의 경제제재를 벗어나기 위한 "통합" 정부 구성을 하마스 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파타가 내건 조건은 이스라엘 국가 공식 인정, 폭력 포기, 이전의 모든 "평화" 협정 인정 등 미국과 이스라엘의 요구를 그대로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와의 공존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이스라엘이다. 시리아에 있는 하마스 지도자 무함마드 나잘은 지난 10일 "하마스는 제안을 완전히 거부하는 게 아니라 수정을 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파타는] 우리[하마스]를 온건화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몰아내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파타는 하마스가 자신들의 조건에 따른 "통합" 정부 구성을 거부할 경우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이 현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새로 실시할 수 있다고 거듭 위협해 왔다.
만약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두 세력 간의 충돌은 엄청나게 격화될 것이다. 이 달 초 중동을 방문한 미 국무부 장관 콘돌리자 라이스는 압바스를 만나,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한 원조 재개가 아니라 압바스의 대통령 경호부대 강화ㆍ확대를 위한 재정 지원(총 2천6백만 달러 중 9백만 달러 우선 지급)을 약속했다. 이것은 미국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보여 준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에 분열과 혼란을 조장하려는 이스라엘과 미국 ― 그리고 압바스가 이끄는 일부 파타 세력 ― 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의 단결 염원은 여전히 강력하다.
홍미정 교수에 따르면, 지난 8일과 9일 이틀 동안 요르단강 서안지방에서 파타와 하마스 간의 폭력 중단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이 때문에 두 세력 간의 충돌이 더는 확산되지 않을 수 있었다.
팔레스타인의 위기와 참상이 더 악화되기 전에 이스라엘의 공세와 봉쇄가 즉각 중단돼야 한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정치적 신념이 있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
터키의 저명한 소설가 오르한 파묵이 200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국내에도 ≪하얀 성≫(문학동네), ≪새로운 인생≫(민음사), ≪내 이름은 빨강≫(민음사), ≪눈≫(민음사) 등 대표작들이 번역돼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내 이름은 빨강≫은 16세기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이다. 이 작품에는 동양과 서양의 관계, 예술과 삶의 관계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파묵의 최근 작품은 ≪눈≫이다. 파묵은 독일로 망명을 갔다 터키로 돌아온 시인을 다룬 이 소설에서 어떻게 한 사람이 급진 이슬람을 따르게 되는지를 동정적인 시각에서 다뤘다. 유럽에서 이슬람 혐오가 활개를 치는 상황에서 이 소설이 논란을 일으켰음은 물론이다.
파묵은 단지 작품을 통해서만 정치적 발언을 한 것은 아니다. 한 예로 그는 올해 2월 한 스위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1차세계대전 당시, 오늘날 터키 국가의 전신인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아르메니아인 학살과 터키 국가의 쿠르드족 학살을 폭로했다.
그는 "3만 명의 쿠르드인들과 1백만 명의 아르메니아인들을 학살했지만 아무도 그것을 신경쓰지 않고 있기 때문에 나라도 그것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터키 국가는 파묵을 '국가모독죄'로 기소했다.
다행히 국제적 방어 운동 덕분에 기소는 철회됐지만, 이것은 예술 창작과 정치적 신념을 결합시키는 파묵의 진면목을 잘 보여 준 사건이었다.
노벨 문학상의 '권위'를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는 없지만, 이번 수상으로 파묵의 탁월한 소설이 좀더 널리 읽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공무원노조 - 투쟁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이재열
노무현 정부의 탄압으로 현재 전국 2백57개 공무원노조 지부사무실 중 1백40여 개가 폐쇄됐다.
그러나 공무원노조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이것은 현장 활동가들이 정부의 부당한 탄압에 맞서고 있다는 점과 투쟁의 동력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또한,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사회단체들이 공무원노조를 지지해 주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노조의 일부 간부들(특히, 경남본부장) 가운데 특별법을 수용하자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법외노조는 조직의 성장과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면서 말이다. 이런 주장은 '노동1.5권'뿐인 직장협의회 시절로 돌아가자는 주장이다.
실제로는 직장협의회 때보다 후퇴할 것이다. 왜냐하면 탄압에 굴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경우 특별법을 수용했는데 인사 문제를 제기해도 소용 없고, 단체교섭을 요구했는데 5개월째 답변이 없다. 교섭을 체결해도 이행하지 않으면 그만이고, 사용자를 처벌할 조항이 없다. 근무시간에 홍보전을 하려 해도 단체장 허락을 받아야 한다.
단체행동권은 말할 것도 없고 단결권조차 심각하게 제약하는 특별법을 수용한다면 2007년 초로 바싹 다가온 공무원연금 개악 문제나 조만간 닥칠 구조조정 등에 맞서 어떻게 싸울 것인가? 이건 두 손 두 발을 다 자르고 중무장한 적과 싸울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경남본부 일부 대의원들은 특별법 수용을 주장하는 본부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고 있고 탄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각 지부별 투쟁이 나름대로 힘차게 진행되고 있으나,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각 지부별 투쟁에서 느낄 수 있는 활동가들이나 조합원들의 고립감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높일 수 있다.
10월 25일 예정된 공무원노조 탄압 규탄 집회가 빨리 확정돼서 강력하게 건설될 필요가 있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맞불>15호 판매 보고
북 핵실험에 대한 올바른 입장이 독자들의 관심을 끌다
북한 핵실험 보도가 나온 직후에 발간한 <맞불>에 회원과 비회원 독자, 시민들이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북한 핵실험이 미국의 대북 압박이 낳은 위험한 결과라는 점과 그 어떠한 유엔 제재에도 반대해야 한다는 점을 선명하게 주장했기 때문에 판매 부수도 늘었다.
특히 대학 공개 판매 부수가 14호에 비해 갑절 이상 늘었다. 또, 대학 회원들의 개별 판매 부수도 갑절 이상 늘었다.
유엔 결의안이 통과된 지금 미국은 북한 핵실험을 빌미로 패권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번 주에도 유엔 제재에 반대하는 주장을 펴는 것과 동시에, 미국의 전쟁 몰이를 저지하기 위한 반전 운동 건설의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기하며 적극적으로 신문판매를 해야 한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삼성에스원노동자연대'의 투쟁
이종란
수천 명의 정리해고 문제는 사회적 이슈가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지난 8월 8일 삼성이 무려 1천7백여 명이나 되는 (주)삼성에스원[세콤(SECOM)이라는 제품을 팔아 보안경비업을 하는 삼성 계열사] 노동자를 예고도 없이 대량 해고한 사건은 언론에 단 한 줄도 나오지 않았다. 삼성의 언론 장악력을 실감하는 대목이다.
삼성은 노동자들을 개인사업자로 등록하고 위탁계약 형태로 고용해 오다가 "경비업법상 경비업은 위탁이나 하도급 줄 수 없기에 처벌받을 수 있다"는 황당한 이유로 해고해 버렸다.
해고 사유에 대한 수많은 의혹 속에 분노한 해고자들 수십 명이 뭉쳤다. 부당해고 철회와 고용안정 쟁취를 내걸고 8월 31일 삼성에스원노동자연대(이하 '노동자연대')가 발족했다.
'노동자연대'는 9월초부터 삼성 본관 앞, 이건희 집 주변, 방송국, 국회 앞 등에서 열정적으로 1인시위와 집회 투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전형적인 '삼성식'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조합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인신 공격과 협박하기, 조합원 부인만 있는 집에 무단침입, 조합원을 치고 뺑소니한 차를 확인해보니 '삼성에스원 인사과 업무용차량'으로 밝혀짐.
이뿐만 아니라 온갖 탄압과 회유 협박이 자행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23명의 조합원들은 굳건히 투쟁하고 있다.
삼성 무노조 경영의 실체를 폭로한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은 아직도 감옥에 갇혀있고 수많은 노동자들이 납치, 폭행, 감금, 해고, 구속당했다. 삼성은 ERP시스템, 휴대폰 위치추적 등 최첨단 장비까지 동원해 노동자를 통제ㆍ감시하고 있다.
그러나 어떠한 탄압도 노동자들의 저항 전부를 막지는 못한다는 것을 '노동자연대'의 출범과 투쟁이 입증해 주고 있다. 이들의 투쟁에 적극 연대를 바란다. 10월 19일 목요일 오전 11시 삼성본관 앞에서 열리는 '노동자연대'의 집회에도 참가하기 바란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10월 10일 천수이볜 퇴진 운동 투쟁 보고
민주진보당 전 주석 스밍더가 지도하는 천수이볜 퇴진 운동은 대중이 직접 주도하는 운동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스밍더는 녹색 진영 고위 정치인들이 결정적 구실을 하기 바라며, 대중운동을 그들에게 압력을 넣기 위한 수단으로 여길 뿐이다. 그에게 대중은 운동의 주된 동력이지만 운동의 진정한 주체는 아니다. 이 운동의 특색은 신속한 동원, 미약한 상호작용, 투쟁의 온건함, 그리고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구호만 있고 토론은 없는, 시위만 있고 충돌은 없는, 열정만 있고 힘이 없는, 군중을 수단으로만 하고 주체로 하지 않는 운동이다! 10월 10일 스밍더는 1백만 명 규모의 '천하위공'시위를 조직한 후 전환점을 맞은 듯하다.
아래는 퇴진 운동의 전 과정에 참여한 '노동자민주주의'소속 한 동지의 목격과 경험을 정리한 것으로, 10일 밤의 투쟁이 스밍더의 타협과 지휘 하에 어떻게 얼렁뚱땅 수습됐는지를 보여 준다.
차도를 내주라고?
10일 밤, 동구에서 타이베이 기차역으로 행진해 돌아온 후 천수이볜 퇴진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사람들을 이끌고 쌍방향 차도인 충효서로를 점거하고 이 곳에서 노숙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천수이볜의) 대답을 듣지 않고는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 때 사람들의 사기는 매우 높았고 눈빛 또한 결연했다. 기차역 앞에 모인 일부 사람들은 전에 없던 자발성을 보여 주었다. 밤 12시쯤 거리에 진압 경찰이 나타나자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규찰대를 조직했고 경찰이 밀고 들어오자 달려가 막았다.
새벽 12시 52분쯤, 운동본부의 부지휘관 리융핑은 지휘 차량에 올라 사람들에게 "퇴진 운동의 주도자는 스밍더다. 군중은 반드시 그의 방침과 지도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밍더가 차도를 경찰에게 반드시 내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우리의 적은 천수이볜이지 타이베이 시민이 아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매우 흥분했다. 어떤 사람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지휘 차량 위에 있는 리융핑에게 "우리는 투쟁을 하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이다!"하고 소리쳤다. 많은 사람들은 "한 편의 차도를 내주면 다른 차도도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날은 지난 9월 15일 70만 명이 거리 시위를 벌인 뒤 타이베이 기차역에 집결했다가 차도를 내주고는 곧 시위 대열이 해산해, 전체 운동의 기세를 급격히 떨어뜨린 상황과 비슷했다.
원래 스밍더는 '출퇴근하는 것'처럼 운동을 벌이면 안 된다고 말했고, 사람들은 이 말에 따라 낮에는 일하고 퇴근하면 곧바로 집회 장소로 달려갔고, 30여 일 동안 밤마다 집회 장소에서 노숙을 했다. 바로 천수이볜 퇴진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10일,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도 1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충효서로에 집결해 있었지만 스밍더는 마잉주[국민당 주석]와의 밀실 협상 후 사람들더러 점거한 차도에서 나가라고 요구했다. 어떤 사람은 분노해서 "'출퇴근 하는'식의 투쟁은 안 된다더니 도로는 골라가며 투쟁한다는 거냐?"또, "먼저 지방을 뒤엎고, 그 다음에 중앙을 뒤엎고, 마지막엔 바로 혁명이다!"하고 고함쳤다.
대체로 현장을 지키던 대다수 사람들의 정치의식이 뚜렷이 상승했는데, 그들은 "타이베이 시민을 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운동본부 지도부의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들이 매우 중요한 문제를 가지고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운동본부 vs 대중
더 웃긴 것은, 운동본부가 주류 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명사'들을 불러 시위대를 국복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국민당 입법의원(국회의원) 린위팡은 "우리는 한 가족이니 집안 싸움은 하지 말자"며 내부 분열은 안 되다고 말했다. 국민당 입법의원 선즈후이는 심지어 사람들을 향해 "저녁에 충효서로에서 노숙하자고 발표한 것은 잘못"이었다며 사람들에게 허리 굽혀 '사과'했지만, 사람들의 지지를 전혀 받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야오리밍[저명한 지식인이자 정치인]이 무대에 올라가서는 "누구든 동의하지 않으면 그냥 집으로 돌아가라"고 화를 내며 호통을 쳤다.
사람들이 꿈쩍도 않고 점거를 유지하자 운동본부는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운동본부는 사람들이 똑똑히 보고 있는데도 원래 점거 차도에 있던 지휘 차량을 타이베이 기차역 방향으로 몰고 가버렸다.
원래 운동본부는 이날 저녁에 충효서로에서 노숙하겠다고 발표했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친척이나 친구를 참가하게 하라고 부탁했다. 많은 사람들이 오늘은 진짜라고 생각했지만 이 역시 사기였던 것이다.
최후의 해산
새벽 4시 지배자들은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 완전무장한 3천 명의 진압 경찰들은 곤봉과 방패를 들고 호루라기 소리에 발 맞춰 사방에서 사람들을 압박했다. 경찰은 사람들을 에워싸 시위대와 나약한 지도부를 분리시켰다. 돌연 현장은 아주 조용해졌다. 스산하고 무거운 공기와 시위대열을 겹겹이 포위하고 있는 진압 경찰의 모습은 다시 계엄령 시절[국민당은 1947년부터 1986년까지 계엄령을 유지했다]로 되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경찰 병력은 겨우 몇 분 만에 차도에서 연좌 시위를 벌이던 사람들을 내쫓았다.
운동본부는 진압 경찰의 포위와 해산을 수수방관했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얘기했던 [시위에서의] "사랑과 평화"였다! 지도부는 다른 지배자들의 말만 듣고 시위 대중의 말은 듣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에게 복종하지 않는 사람들과 분명한 선을 그었고 그들이 경찰에 끌려가도록 내버려 뒀다. 경찰의 포위와 해산 과정 중 지도부는 종적을 감췄다. 일찍이 천수이볜 퇴진을 위해서라면 희생도 마다하지 않겠다던 스밍더와 충효서로 점거를 주도했던 지엔시제ㆍ왕리핑[모두 민진당 전 입법의원이자 운동본부 운영위원]이 그 때 대체 어디에 있었는지 알 수 없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연가투쟁 준비중인 전교조
강동훈
정부의 교원평가제와 차등성과급제 강행에 맞서 전교조는 오는 11월 20일 전후에 연가투쟁을 벌이고, 이에 앞서 10월 27일에는 분회장 3천 명이 조퇴투쟁을 하기로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했다.
정부는 교원평가제로 교사들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교사 평가와 차등성과급을 연계해, 교사들 사이의 경쟁을 부추김으로써, 교사들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려 한다.
이와 함께 정부와 보수 언론들의 전교조 마녀사냥도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2005년 10월에 진행된 전교조 부산지부 통일학교가 '친북'행위라며 부산지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이와 연관된 교사가 가르치는 여중생을 교감과 형사가 몰래 불러 회유ㆍ협박해 그 교사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또, 북한이 핵실험을 하자 <동아일보>는 '핵실험과 전교조의 원죄'라는 칼럼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게 된 데는 … 20년 가까이 젊은 세대의 북한관을 왜곡해 온 전교조의 원죄가 크다"며 터무니없이 전교조를 비난하기 바빴다. 이런 마녀사냥은 전교조뿐 아니라 전체 운동을 겨냥한 것이다.
또한, 전교조는 교육 개방으로 교육 여건을 악화시킬 한미FTA와 교원 연금을 삭감하려는 연금법 개악에 맞서 싸우고, 학생 인권과 교육재정 확보를 위한 투쟁에도 나서기로 결정했다.
민주노총 등의 투쟁과 함께할 수 있도록 전교조가 투쟁 일정을 조정한 만큼, 대규모 투쟁으로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교육 개편을 저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미국 중간선거
공화당과 민주당 ― 대자본의 두 얼굴
오는 11월 7일 미국 중간선거가 치러진다. 심각한 위기에 처한 집권 공화당이 12년 만에 상하 양원 다수당의 지위를 내주게 될 듯하다.
공화당 위기의 최대 원인은 이라크 전쟁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기미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게다가 경제 상황도 여의치 않다. 공식 지표와 달리 수많은 미국인들의 체감 경기는 심각한 불황이다. 또, 선거를 앞두고 터져나온 일련의 금융ㆍ정치 스캔들이 부시 정부와 공화당 인사들을 뒤흔들고 있다.
부시 지지율은 30퍼센트 대에서 오르내리고, 유권자의 50퍼센트 이상이 민주당이 의회를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부 공화당 후보들은 광고에서 부시를 빼는 등 선거운동에서 부시와 거리두기를 하고 있고, 심지어 메릴랜드 주(州)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는 이라크 전쟁이나 허리케인 카트리나 대처 문제를 둘러싸고 부시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라크 전쟁, 이민법, 공립학교 교육 '개혁', 의료보험 등 대다수 핵심 쟁점들에서 공화당을 대신할 진정한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중도파인 낸시 펠로시와 우파인 해리 레이드가 지난 8월 초 부시에게 보낸 편지에서 밝힌 이라크 정책의 골자는 "올해 안에 이라크 주둔 미군의 단계적 재배치가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네이션>의 칼럼니스트 존 니컬스도 지적했듯이, 민주당의 정책은 대다수 미국인이 원하는 "탈출 전략"과 거리가 먼 것이다. "7월 갤럽 여론조사에서 대략 미국인 세 명 가운데 두 명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탈출하기를 원했다. 특히, 31퍼센트는 지금 당장 미군이 이라크에서 빠져나오기를 원했다."
지난 6월 민주당의 한 자유주의적 상원의원이 올해 말까지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를 부시에게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 위해 서명을 요청했을 때, 이에 응한 다른 민주당 상원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2004년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반전 후보를 자처하며 존 케리에게 맞섰던 하워드 딘도 지금 전국을 순회하며 자신에게 이라크 전쟁 "승리" 비결이 있다고 떠들고 다닌다. 2년 전에 딘은 이라크 점령 때문에 북핵 문제에 대처하기가 힘들어졌다며 이라크 점령을 비판하고 대북 강경책을 요구한 바 있다.
또, 지난 7월 코네티컷 주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조지프 리버먼을 '침몰'시킨 백만장자 네드 러몬트도 진정한 '반전 후보'라고 보기 힘들다. 러몬트는 이라크 점령 때문에 미국이 이란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이라크 점령을 비판했고, 리버먼뿐 아니라 자신도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요컨대, 민주당은 미국의 중동 지배를 유지ㆍ강화하는 정책을 옹호하는 것과 갈수록 증대하는 국내 반전 여론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이런 모순 때문에 민주당은 이라크 점령 문제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취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모순과 줄타기는 이민법 문제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봄 미국에서는 이민 통제 강화 법안에 반대하는 미등록 이민노동자들의 대규모 운동이 분출했다. 이 때문에, 라틴계 유권자들의 일부를 자신의 지지 기반으로 만들기 위해 10년 동안 공을 들인 공화당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퓨리서치센터>의 조사를 보면, 공화당의 이민자 정책에 대한 라틴계의 지지율은 2004년 3월 25퍼센트에서 2006년 6월 16퍼센트로 떨어졌다.
다른 한편, 부시가 미등록 이민노동자들을 모두 추방하려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시의 타협안을 배신이라고 비난한 공화당 우파의 반발 때문에 공화당 상원의원 55명 가운데 23명만이 부시의 법안을 지지하는 등 공화당은 심각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5월 25일 표결에서 부시의 이민 통제 법안을 지지함으로써, 부시가 자신의 공화당한테서도 얻을 수 없었던 것을 부시에게 선사했다.
또, 민주당은 7월 중순에 자신이 다수파인 콜로라도 주(州)의회에서 18세 이상 미등록 이민노동자들의 복지 혜택을 삭감하는 11가지 이민 통제 조처들을 통과시켰다. 콜로라도 주의회 의장은 그런 조처들이 "효과적이고 실행가능하고 실질적”이라며 민주당이 “이민 문제에 강경 대처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공화당에 대한 라틴계 유권자들의 지지가 급락했는데도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그만큼 늘지 않은 것은 이런 배신 때문이다. 오히려 민주당의 이민자 정책에 대한 라틴계의 지지율이 39퍼센트에서 35퍼센트로 하락했고, 민주ㆍ공화 양당 어느 쪽의 이민자 정책도 지지하지 않는 라틴계가 7퍼센트에서 25퍼센트로 증가했다.
미국-멕시코 국경을 따라 약 1천1백20킬로미터의 첨단 장벽을 건설하는 법안이 9월 29일 상원 표결에 부쳐졌을 때, 민주당 상원의원 44명 가운데 26명이 공화당과 같은 편에 섰다.
이렇게 민주당이 주요 쟁점들에서 공화당과 별로 다르지 않은 이유는 양당의 사회적 지지 기반이 모두 자본가 계급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세계 제패 전략 같은 핵심 문제들에서 양당은 근본적으로 다른 정책을 추구할 수 없다. 똑같은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술적 수단이나 방법만이 약간 다른 노선을 택할 뿐이다.
물론 현재로서는 미국 지배자들이 국내외에서 저지르는 갖가지 죄악의 직접 담당자가 집권 여당인 공화당이고 민주당은 이를 추종하며 훈시하는 처지이므로 많은 평범한 미국인들이 공화당을 심판하기 위해 민주당을 지지해야 한다고 착각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평범한 미국인들이 지배자들이 덧씌워 놓은 정치적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노동 대중의 근본적 이익을 비타협적으로 옹호하면서도 상이한 쟁점에서 신축성 있는 전술을 구사하는 정치 좌파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우석균의 메스를 들이대며
한미FTA 반대 운동은 숨을 고를 때가 아니다
우석균
북한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 봉쇄를 결의했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북한 봉쇄와 동시에 남한의 사회운동에 대한 봉쇄도 시도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반도와 동아시아에 군사적 위기가 조성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사회운동이다. 이라크 한국군 파병연장이나 레바논 파병도 한미동맹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라고 선전될 것이다.
또, 11월 '총궐기'를 앞둔 시점에서 속도를 내도 모자랄 한미FTA 반대 운동에도 북핵 문제는 당연히 악재이다. 벌써부터 한미FTA 협상은 속도를 더 높이고 있다. 한미 양국은 별도 협상조차 주의를 끈다며, 아예 화상회의로 '쟁점 사항'을 해결하려 하고 있다.
북핵 위기로 다른 사회적 의제가 가려져 있는 이 때가 한미 양국 정부에게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한미FTA 반대 운동이 숨을 고를 때가 아니다. 힘을 내야만 한다. 그런데 어떻게 힘을 낼 것인가?
지금 집중해야 할 것은 대중들에게 더 공개적이고 광범하게 한미FTA 협상이 중단돼야 함을 알리는 것이다. 부산에서 과감한 길거리 '대중 선동'과 여기에 수만 명의 시민이 호응한 것은 한미FTA 반대 운동이 대중운동으로 전환돼야 할 필요가 있고 또 그것이 가능함을 잘 보여 주었다. 운동이 더 과감하게 대중과의 접촉면을 넓혀야 한다.
필자가 한미FTA 관련 모임에서 발제자나 연사로 나선 지 6개월쯤 됐다. 대중과 호흡이 잘 맞은 때도, 그렇지 못한 때도 있었다. 생각해 보면 대중의 호응이 있었던 연설이나 강연은 항상 몇 가지 요소와 결부돼 있었다고 나름대로 생각한다, 그 요소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구체적 폭로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추상적 설명보다는 구체적 예가 더 효과적이다. 한미FTA가 교육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를 설명한다면 아마 줄거리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미국은 미국 시험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에 연세대가 미국 수능시험을 대학입시에 넣으려 한다. 지금은 교육부가 이를 못하게 막을 수 있지만 한미FTA가 타결되면 못 막는다. 지금도 얼마나 과외비용이 많이 드나? 그런데 미국 수능시험 사교육까지 받아야 할 판이다. 고등학교 수험생 둔 부모님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한미FTA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업평가시험을 한국에 다 개방시킨다. NCLB(No Child Left Behind)가 그것이다(이 시험을 주관하는 회사가 부시 일가가 운영하는 회사인 맥그로우힐이라는 회사다). 한국의 사학재벌들은 등록금 높여받을 수 있으니 대환영이다. 한국 정부도 마찬가지다. 이제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아예 미국 사교육까지 시켜야 할 판이다.'
최근에 한 토론회에서 한 노동자는 필자에게 왜 구체적 사례를 들어 말하지 못하는지를 질책했다. 맞는 말이다. 폭로를 위한 구체적 사례들을 모으고 대중의 언어로 말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된다.
둘째, 정치적 입장의 올바름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미FTA를 현재의 전체적인 상황과 별도의 사안으로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한미FTA를 노무현 정부의 실정과 함께 설명해야 한다. 앞서 든 교육의 예를 본다면 지금 벌어지는 사교육의 폐해, 강남 8학군의 서울대 입학률 같은 교육 불평등과 이를 더 심화시킬 한미FTA를 연결시켜야 한다.
대안
정치적 입장에서 또 문제가 되는 것은 대안 문제이다. 여론조사를 보면, 그 조급성을 지적하거나 양극화 문제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반대 의견이 찬성 의견보다 많은 데 비해 한미FTA 자체는 찬성 여론이 반대 여론보다 많다. 각론에서는 반대가 많지만 총론에서는 '한미FTA 반대는 쇄국'이라는 정부 선전이 먹히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운동 진영 일부에서는 '졸속 추진'을 주 공격 대상으로 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한국의 신자유주의 반대 운동의 역사가 길지 않으며 FTA 반대 운동도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 대안 논의는 사회운동 내에서도 제대로 진행된 적이 없다. 대중은 '신자유주의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주장만을 듣고 있다.
운동의 초기에는 체제 내 반대파의 주장이 흔히 대중운동의 주장이 됨을 상기하자. 신자유주의 반대가 쇄국이 아니라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되 그 대안을 '우리는 FTA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런 FTA는 안 된다'고 대중에게 설명하는 것은 불필요한 타협일 뿐 아니라 한미FTA가 FTA 플랫폼이라는 정부의 주장에 대한 효과적인 반론도 아니다.
오히려 한미FTA 졸속 추진 등의 사실을 FTA 자체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강화하는 근거로 활용해야 한다고 본다. 유연하되 원칙을 지켜야 하는 것은 운동 초기에 더욱 어렵다. 그러나 한미FTA 반대 운동이 서로 주장이 다른 운동들의 대오를 유지시켜야 하는 것은, 운동 진영의 입장 통일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대중이 여러 운동의 영향을 받고 있는 현실의 필요에서 출발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결의와 자신감이다. 근거 없는 자신감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쌀과 영화만을 이야기했던 한미FTA 반대 운동이 필수적 공공서비스의 사기업화나 교육ㆍ의료 양극화, 환경의 악화 같은 신자유주의 일반의 문제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얼마나 많이 이동했는가? 또, 기업과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의 공간이 이처럼 열렸던 적이 있었던가?
상황이 어려울 때 항상 이를 타개하는 것은 앞서 있는 사람들의 결의였다. 필자가 보기에 한미FTA 반대 운동의 진전이 가르쳐 주는 것은 대중의 고통이 모자라는 것이 아니라 운동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북핵 문제를 대중의 심리적 공황보다는 작게, 그러나 현 정권에 대한 대중적 불만과 사회운동을 위축시킬 정도로는 크게, 적절히 통제하려는 정권의 공작이 한창이다. 상황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는 것은 또다시 반전평화 운동과 반신자유주의 운동의 강화라는 길뿐이다. 제주에서의 4차협상을 앞둔 지금, 11월의 투쟁을 앞둔 지금, 한미FTA 반대 운동은 숨을 고를 때가 아니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민주노동당 6차 중앙위원회
민주노동당 - 미국의 패권 강화 반대 운동을 건설해야
김어진
10월 15일 민주노동당 6차 중앙위원회의 핵심 안건은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민주노동당 특별결의문'채택의 건이었다.
'상설연대체 건설 준비위원회 참가의 건'도 주요 안건 가운데 하나였다. 그 동안 당 지도부는 당내 토론이나 공론화 과정을 계속 미룬 채 상설연대체 건설 추진 과정에 계속 참가해 왔다.
나는 이 점을 지적하면서 상설연대체를 둘러싼 몇 가지 중요한 쟁점에 최고위원회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질의했다. 계급 연합 문제, 느슨할 필요성 문제, 상설연대체와 사안별 연대체의 관계 문제, 민주노동당의 우경화 수반 여부 문제 등이 그것이다.
김선동 사무총장은 높은 수준의 강령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자신의 견해라고 밝혔고, 부르주아지의 일부를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나는 상설연대체 건설 준비위 참여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어서 부문별ㆍ과제별 위원장을 인준했고 중앙당기위원장과 기관지위원장 등은 투표로 선출했다. 부문별ㆍ과제별 위원장들을 만장일치로 인준한 것은 아쉽다. 나만 해도 반대표를 던지려고 한 후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각 후보들의 정치적 입장과 면면에 대한 충분한 정보 속에서 인준과 선출이 이뤄지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사안인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특별결의문'채택 안건은 막바지에야 상정됐다. 질의ㆍ응답 시간은 최근 이용대 정책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 핵은 자위력"이라고 한 말에 집중됐다.
문성진 중앙위원을 비롯한 '전진'측 중앙위원들은 이것이 "당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임을 강조했다. 이용대 정책위 의장은 "핵을 반대하지만 강대국의 협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자위적 핵을 인정할 수 있다"고 답했다.
토론 시간에 나는 가장 먼저 발언했다. "나는 모든 핵에 반대한다. 반핵은 진보 진영의 전통이며 차베스가 미국 대외 정책 반대의 상징이 된 것도 군사력 때문이 아니었다."
"나는 누구보다도 북한 체제와 북 핵에 비판적이지만 지금 북한 핵실험을 중심에 놓고 사태를 보지 말아야 한다. 북 핵을 빌미로 한 미국의 대외 정책이 핵심 문제이며 미국에 1차적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과 관계뿐 아니라 비율 문제에서도 분명히 해야 한다."
"미국의 대북 압박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충분히 이뤄져야 하며 북한 핵실험으로 이르게 한 사태의 진정한 원인을 분명히 해야 한다."
나는 지금 당이 분명히 해야 할 입장과 실천에 대해 네 가지를 주장했다.
"첫째, 북한 핵을 빌미로 한 미 군국주의 강화 반대를 핵심으로 제기한다. 둘째, 그리고 그 화살표가 중동, 특히 이란을 향해 있음을 분명하게 인식한다. 지금 부시의 북한 핵실험 비난은 이란 공격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대북제재 반대와 함께 현재 미국의 대중동 전쟁 기도에 대한 반대도 분명히 해야 한다. 셋째, 따라서 한미FTA 반대 활동에서 미국의 대외정책 반대로 강조점을 신속하게 이동해야 한다. 정정합니다 - 글 마지막을 보시오
넷째, 미국과 협력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무현의 대북정책도 파산했음을 분명히 하자. 현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이 대북 압박 반대와 미국의 군국주의적 대외정책 반대, 그리고 노무현의 참전 정책 반대를 선명하게 제기하면서 신속하게 힘을 집중해 움직이지 않는다면 당은 주변화할 것이다."
김준수 중앙위원은 '미국의 1차적 책임은 모두 말하는 공통점이니 북한 핵실험에 대한 입장 차이가 지금은 가장 중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장원섭 중앙위원은 "미국이 약속을 계속 파기해 왔던 게 진정한 원인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취임을 축하하는 것이야말로 당 정체성을 흔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여러 수정안들이 나왔다. 문성진 중앙위원은 특별결의문의 "북한 핵실험 유감" 표현을 "반대"로 바꾸자고 수정안을 냈다. 나는 이를 지지했지만 이 수정안은 부결됐다.
북한 정부에 핵실험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자는 수정안에 나는 찬성하지 않았다. 사태의 원인이 북한 핵실험이라는 주장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당 3역이 올린 특별결의문은 지지할 만했고 다만 나는 앞에서 제기한 내용을 수정ㆍ보완해서 수정안을 제출했다. 꽤 많은 지지를 얻었지만 아쉽게도 부결됐다.
최석희 중앙위원은 북한 핵실험에 대한 유감 표명조차 거두자는 수정안을 냈다. 나는 이 수정안이 제발 통과되지 않기를 바랐지만 통과되고 말았다. 결국 내 우려대로 '자민통'경향에 비판적인 동지들이 반발하며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중앙위는 무산됐다. 특별결의문조차 통과하지 못한 채 말이다.
미국의 대북압박과 중동 전쟁 기도가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지금, 민주노동당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만약 당이 신속하게 이에 반대하는 활동을 벌이지 않으면 당은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고 당의 한미FTA 반대 활동도 녹녹치 않게 될 것이다.
당은 반전평화 정당의 면모를 분명히 하면서 열린우리당 대북정책의 아류처럼 비칠 위험을 제거해야 한다.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간부들과 평당원들은 적극적으로 입장을 개진해야 하고 당 지도부는 이런 방향으로 당을 이끌어야 한다.
입력 2006-10-16 ⓒ레프트21
대표 : 김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