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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조 전 위원장 미셸 카투이라 고별 인터뷰:
“어디에 있든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2006년 1월 이주노동자로 한국에 온 미셸 카투이라 동지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한 차별에 맞서 싸움을 시작하면서 이주노조를 만났다. 2009년에는 이주노조 위원장이 돼 강제추방 시도에도 굴하지 않고 투쟁해 결국 정부의 시도를 좌절시켰다. 미셸 동지는 트랜스젠더임을 당당히 밝히고 LGBT(성소수자) 운동에도 적극 동참했으며, 다른 투쟁에도 빠짐없이 참가했다. 사회 변혁에 대한 신념을 갖고 다함께 회원으로 가입하기도 했다. 미셸 동지는 아픈 할머니를 돌보려고 아쉽게도 한국을 떠나 필리핀으로 돌아간다. 다함께 활동가 이정원이 고별 인터뷰를 했다.

‘다함께’가 나를 회원으로 환영해 주고 나와 이주노조에게 지속적인 연대를 해 준 것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내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보다는 지금 이주노동자 운동이 조금은 더 나은 상황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주노동자, 이주민 들이 겪는 차별이나 제도 등의 문제가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주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직접 말하고 나서도록 고무하는 효과를 낸다고 생각합니다.

“체제를 바꾸려면 우리의 태도도 달라져야 한다. 원칙을 세우고 모두의 이익을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

나는 이주노조에서 활동하면서 우리가 단지 다른 이주노동자들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작은 문제라도 스스로 부딪치며 깨달아 나갈 수 있도록 함께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이 스스로 변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나서도록 고무하고 임무를 부여하며 지원해 줄 때, 이주노동자들이 스스로 권리를 인식하고 또 어떻게 싸워야 승리할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나는 이것이 진정한 역량 강화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주노조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계속 보내 주기를 부탁합니다.

나는 한국 운동, 그리고 다함께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 자본주의 시스템이 얼마나 부패했는지, 또 어떻게 평범한 사람들의 이익을 빼앗아 가는지, 이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를 배웠습니다.

우리가 이 체제를 바꾸려면 우리 자신의 태도도 함께 바꿔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단지 자신이 속한 한 부문만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두의 이익을 위해 함께 싸워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평등을 얻을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말고, 누구도 결핍이나 고통에 시달리지 않도록, 자신들의 이익 뒤에 고통 받는 사람들을 남겨 두지 말아야 합니다.

연대

나는 한국을 떠나도 그동안 해 온 연대와 투쟁을 유지해 나가고 싶습니다. 내가 어디에 있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나는 우리 이주노조의 네팔 동지들이 했던 것처럼 필리핀에 돌아가면 이주노조 조합원이던 동지들을 모아 네트워크를 만들 계획입니다. 새롭게 이주노동을 준비하는 노동자들에게 이주노동자로서의 경험, 그리고 우리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를 알려줄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귀환한 이주노동자들 중 퇴직금이나 체불임금을 못 받았거나 여러 권리 침해를 겪는 사람들의 사건을 모아 해결 방법을 찾아보려고도 합니다.

이주노동자 운동뿐 아니라 한국 운동과 필리핀 운동의 연계를 위해서도 활동할 것입니다. 두 나라 사이의 LGBT 운동, 노동운동 등의 연대를 위한 활동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필리핀에 진출한 한진중공업의 노동자들과 연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입니다.

나는 이주 문제를 통해 자본주의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들에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왜 가족과 생계를 위해 이주노동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렇게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처지가 왜 나아지지 않는지, 빈곤은 왜 해결되지 않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져 주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제 이 문제들이 이 체제와 연결돼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나는 필리핀에서 이주노동자 운동에 계속 기여하면서 사람들의 의식을 더 넓고 근본적인 문제로 확장하기 위해 애쓰려고 합니다. 동지들! 함께 계속 투쟁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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