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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죽음의 조선소, 사내하청 노동자의 죽음

세계 최대의 조선소라 자랑하는 현대중공업에서 최근 사내하청 노동자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5월 30일 용접 상태를 살펴 보려 파이프에 들어갔던 노동자가 의식불명이 돼 병원에 후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이 노동자가 들어갔던 파이프(지름 45센티미터)는 일반 성인이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좁아서 내부 작업을 금지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 노동자는 ‘비파괴검사 불합격률’을 낮추기 위해 ‘금지’된 곳에서 작업을 해야 했고 안타깝게도 사고를 당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기관지 <민주항해>에 실린 당시 사고 가상도 이 노동자는 그림처럼 파이프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용접을 마친 파이프 내부는 산소가 턱없이 부족하고 용접 때 나는 유독가스가 남아 질식 등의 위험들이 도사린 곳이다. 따라서 산소측정기의 착용과 감시인 대동이 필수적인데 이 노동자는 산소측정기조차 지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을 했다.

공사 기일을 맞추려고 안전을 따질 겨를이 없는 상황이 또 한 명의 젊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다.

이번 사고는 “생산제일주의”가 낳은 참극이다. 뻔뻔하게도 현대중공업 사측은 “하청업체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조선사들의 돈벌이에 그동안 수많은 노동자들이 참혹하게 희생됐다. 조선업종 노동자들의 산재율이 전체 산업 평균보다 2배나 높다.

엄격한 책임자 처벌이 없다면 죽음의 행렬이 끝나지 않을 것이다. 한 해 노동자 1천여 명이 사망해도 사업주가 구속돼 징역형을 선고 받은 사람은 5명 미만이고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고 있다.

노동자가 한 명 사망하면 사업주들은 고작 벌금 50만 원을 내면 된다. 노동자의 목숨이 50만 원이라니 생각할수록 분노가 치민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 “기업 살인법”을 제정한 영국은 회사 매출액의 5~10퍼센트까지 벌금을 매길 수 있다.

따라서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는 “기업살인처벌 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 무엇보다 노동자들의 끔찍한 희생을 대가로 하는 추악한 이윤몰이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